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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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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오 솔레미오!
김종섭
"오 솔레미오!"
늘 등반대장으로서 선두로 올라 금속성 목소리로 오 솔레미오를 부르실 때는 야! 저봉우리만 올라서면 잠시 휴식이구나 하고 모두들 지친 몸에서 생기가 나는것 같다. 이러한 과정을 되풀이하면서 우리는 등반훈련을 계속 하였다. 형님께서는 록 클라이밍 훈련 시에는 매우 엄격하였다. 먼저 자일을 밟으면 벼락이 떨어지고 콧노래, 잡담, 담배는 절대 금물이었다.
형님께서는 항상 침착하시고 모든 일에 자신만만하였다. 산악부를 창설하고 곧바로 한국산악회 주최 제8회 등행경기에 출전 연습을 시작하였다. 우리는 20대 초반, 형님은 20대 후반이셨다. 자하문에서 모래 2관(7.5kg)을 짊어지고 산악복장으로 백운대 정상까지 11km를 3인이 1조가 되어 뛰어오르는 것이다. 형님께서는 욕심이 많으셔서 A팀으로 출전을 했으나 형님 주력이 딸려 4등을 했다. 우리 B팀은 3등을 했다. 대회가 끝나고 다음해 제9회때 우리 A, B팀은 1등,2등을 했다. 형님 하시는 말씀, "대학팀에서 내가 나이가 제일 많은 것 같다." 형님! 우리가 그때 형님 원망을 얼마나 많이 하였는지 아십니까.
형님께서는 많은 후배들의 어려운 개인사정을 말씀드리면, 본인이 나서야 될 일이면 하시던 일을 중단하시고 부탁 받은 문제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여 주셨죠. 형님과 나는 남다른 인연을 가졌다. 59년 설악산 동계 원정을 마치고 귀경하는 버스안에서 "야! 종섭아, 너 스키장에 가볼래?" 하신다. 스키도 못하는 사람이 가서 밥이나 축을 내고 있으면 그것도 못할 일이 아니냐고 말씀드렸더니 "내가 동국대 스키부 부장을 겸하고 있는데 산악부에서 한 사람 추천을 하라고 해서 너를 추천했다". 라고 하셨다. 결국, 나는 스키장에 다니기 시작하였다.
동대 스키부 합숙소에 가보니 산악부 분위기와는 너무도 다르다. 몇 명의 선배들이 스키장설명과 동네 전체 분위기에 대하여 설명을 해 준다. 산악부에서 왔다고 가자마자 식사당번을 맡긴다. 열심히 하였다. 산악부 긍지를 갖고 산악부 욕을 먹이지 않으려고 식사 당번, 스키 연습 등 그럭저럭 지내고 보니 나이를 먹고, 스키 경륜도 쌓고 하여 대한 스키 협회 감사가 되었다. 형님께서는 대한 스키 협회 총무이사가 되셨다. 한번은 형님께서 총무이사로서 감사를 받게 되었는데, 감사도중 사업 설명을 하시는데 경어를 쓰지 않고 반말로 하신다. 그래 나는 "동대 산악회 감사를 하는 것이 아니고 대한 스키 협회 감사 중이오니 반말을 삼가시고 경어를 사용하십시요" 하였다. 형님께서는 즉석에서 반말 한 것은 잘못되었다고 사과를 하시고 처음부터 다시 경어를 쓰면서 사업 설명을 하셨다. 감사가 다 끝난 후 형님께서 하신 말씀 "세상 너 혼자 사는 것이 아니다." 라고 하셨다. 이 한 말씀으로 참으로 오랫동안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또한 형님께서는 철저하게 주어진 임무를 완수하셨다. 당시 노르딕 경기장이 지금같이 정식 코스가 있는 것이 아니고 눈 있는 곳을 찾아다니며 경기를 하던때였다. 노르딕 경기는 선수들의 기술 차이 때문에 선두 그룹과 후미 그룹에 골인 차이가 1시간 이상 차이가 난다. 오후가 되면 기온 차이와 세찬 바람이 불어서 경기장에 있기가 힘이 드는데, 임원들이 대거 철수를 해도 기록을 담당하셨던 형님께서는 마지막 주자가 골인을 할 때까지 자리를 지키셨다. 또한 아무리 어려운 일이 있어도 주어진 임무를 완수하시는 분이다. 우린 다 같이 형님의 이러한 정신을 배워야 될 줄 믿는다.
형님! 몇 년 전 동국 산악회 정기 산행시 포대 능선 코스에서 형님께서 능선을 오르는 데 무척 힘들어 하시면서 계속 뒤로 처지셨죠, 제가 햇수로 40여 년 간 형님과 산을 오르면서 이러한 상황은 처음이었습니다. 형님께서는 늘 산행시 앞장서고, 본인 배낭을 남에게 주지 않고 본인이 꼭 매고 산행을 하셨죠. 저는 졸업 회원을 불러 형님 배낭을 지도록 하였습니다.. 사실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형님께서 이러시면 않되는데.... 그 후 우리 동대 정기 산행시 형님을 보기가 힘들었습니다.
형님, 영식이 형님
제가 체질적으로 술을 못해 술에 얽힌 재미나는 이야기는 없습니다. 그래도 다만 생전에 형님하고 대포 한잔 못한 것이 천추에 한이 됩니다.
「형님이 가신 곳에 형님께서 아끼시던 후배 10여명이 먼저 가 있습니다. 집합시켜 놓고 명령을 하십시오. 앞으로는 70세 이전에는 이곳으로 불러오지 말라고.」
199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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