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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수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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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 1
윤길중
이번 동국산악 제9호의 테마수필 주제는 동기 입니다.
무거운 키슬링을 메고 끝나지 않는 오르막을 오를 수 있었던 것은, 무서운 선배님들의 기합도 거뜬히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쓰디 쓴 술 한 잔 더 마실 수 있었던 것은, 늘 함께 할 수 있는 동기가 옆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때론 다른 생각을 하고 다른 길을 갔다 하더라도 저 높은 산의 바위가 그리워지듯이 우리는 늘 그리운 동기입니다. 산악부 시절에서 빼놓을 수 없는 추억 중의 하나가 바로 동기가 아닐까요? 서로 마주보며 웃기도 하고 서로 티격대기도 했던 그 시절의 동기를 생각하면서 지금 옆에 서있는 동기를 한번 불러보는 건 어떨까요? -성인혜-
`92 윤 길 중
산악부 8년 벌써 그렇게 흘렀구나. 내가 산악부에 들어와 생활한 것이... 동기라? 1학년 때 산악부에서 열심히 생활해 보겠노라고 큰소리를 치며 술을 마시던 사람들이 많이도 있었다. 내가 기억하는 것만 해도 8명이었으니까. 그런데 지금은 모두가 사라지고 넷만이 남아있다. 나를 포함해서 산악부 동기를 주제로 글을 써내라는 숙제를 부여받고 생각에 빠지기를 여러 날, 언뜻 동기하면 좋고 허물없이, 가식없이 만나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옛 추억을 안주 삼아 쓴 소주 한 잔을 기울이기 좋은 사람이란 생각이 떠올랐다. 그러나 그것으로는 부족한 뭔가가 또 있는 듯한 느낌이 나를 사로잡아 글을 쓸 수가 없었다. 또 그러기를 여러 날, 문득 동기란? - 그것도 다름아닌 산악부 동기란? '잡채' 같다는 생각이 들어 이렇게 글을 쓴다. 동기생? 같은 기수에 산악부에 들어와 생활하게 되는 사람들이다. 그동안 매년 10여명 내외의 신입생들이 산악부의 문을 두드렸다. 그들 모두가 동기생들이 될 수 있는 그런 젊은이들이, 사람은 백인백색이요, 천인천색인 게다. 유사 이래 세상에는 수많은 현사들이 왔다 갔고 수많은 현사들이 현명한 도의 세계를 수없이 나열하고, 알려주었는데 그 해답은 모두가 하나로 통했다. 불교에서는 흑백의 조화인 회색을, 장자는 중용을, 한쪽으로 치우치는 것은 중도를 따르지 않음이요, 이는 조화를 깨는 것이다. 이세상 모든 이치들이 하나로 통했는데 그 이치의 근본은 조화였다. 생각해보면 산악부의 동기생 또한 중요한 요소였는데 그곳에서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젊은이들은 떠날 수 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남아있는 사람들끼리 저마다 조화를 이루며 이렇게 유지해 나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산악부에는 특이한 동기생들이 많이도 있다. 그 중에 하나가 우리 '92 학번 동기가 아닐까 싶다. 4명이서 모두가 다 틀리고, 취미도 틀리고, 살아가는 스타일도 모두가 틀린 이 사람들이 모이면 서로 잘도 어울리는 이러한 동기. 나는 이 동기생들을 잡채 같다는 생각을 한다. 잡채에는 여러 가지 재료가 들어간다. 당면, 시금치, 고기, 양파, 마늘, 당근, 고사리.... 잡채라는 음식은 고급 음식인데 이는 한가지 재료로는 아무런 맛도 모양도 가치도 가질 수 없는 음식인 것이다. 산악부도 꼭 그런 곳이다.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재능도 다양하겠지만 가지각색의 재능이 한데 어우러져 하나의 큰 힘으로 발휘될 수 있는 곳 바로 그 곳이 산악부인 것이다. 산악부에는 동기가 많은 기수도 있지만, 하나 혹은 둘 정도로 적은 기수가 부지기수로 많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산악부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가 각각의 틀린 맛과 색을 가진 음식의 재료와 같다. 동기가 많은 기수를 잡채와 같다고 한다면 동기가 적은 기수는 식탁 위의 간장이나 고추장 혹은 단무지처럼 각각의 독특한 맛과 향을 가진 음식이라 볼 수 있다. 그래서 산악회의 모임은 이러한 여러 가지 음식들과 재료들이 어우러져 맛나게 잘 차려진 잔칫집 이라고나 할까? 각자의 색과 힘과 맛을 간직한 채 영원히 근사한 잔칫상으로 남기를 바라면서 이 글을 마칠까 한다.
1999년 12월 1일 길중이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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