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5. 회원 가족이 보는 동악

Ⅳ. 머지않아 나도 산을 사랑하게 될 것 같은 공감이
윤미영

아름다운 새 소리를 들어 본지도 몇년인지.....

갈수록 삭막해져가는 현실속에서 코앞에 북한산을 두고도 단한번 여유롭게 그 산의 아름다움을 감상하지 못하고 또 이렇게 겨울이 되어버린 것이 왠지 서글프기만 하다. 산을 오르고 싶어하는 사람들, 산이 나를 부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난 아직까지 그들을 이해하지 못한다. 왜 그렇게 그곳이 좋은 것인지! 백년도 못살고 가는 우리네 짧은 인생인데 하고 싶은 것 못하고 살면 억울해서 어쩌려고 그걸 무슨 권리로 막으리! 이처럼 한가지 취미라도 있다는 건 그나마 행복한 일이건만! 그러지 못하고 사는 사람도 얼마나 많겠는가! 월례산행, 산제, 체육대회 등 산악인 행사에 몇번이나마 참가해 선배님들과 후배님들을 뵈면서 한가지의 공감을 가지고 이렇게 모여 그들이 좋아하는 산에 오르기도 하고, 선후배의 훈훈한 정을 쌓아가는 모습에 누가 시켜서는 이처럼 좋은 관계를 오래도록 맺어 나가지는 못할 거란 생각이 든다. 그들이 사랑하는 그 무언가의 공감이 있기에 말없이 이어져오는 산악인들. 아마도 가슴 한구석에 그 어떤 든든함이 있어 ‘산사람’을 여유롭게 착하다고들 하나보다.

우리나라의 70%인 산, 그 산은 항상 거기서 우리를 변함없이 바라보지만 그 아름다움을 누구에게나 보여주지는 않을 것이다. 노력하는 사람에게 기회가 주어지듯, 산을 오르고 아끼려는 사람에게 사계절의 고운 단풍과 골마다 흐르는 맑은 물줄기를 보여줄 것이다.

살아가면서 만나게 되는 수없이 많은 인연들. 우연히 스쳐가는 인연도 있겠고, 어쩔 수 없이 헤어지는 인연도 있고, 평생을 동반하며 살아가는 인연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수많은 사람과의 만남 중에서 동악인의 만남은 영원히 간직하고픈 그들만의 뿌듯함일 것이다. 어느 모임이 이러하겠는가! 조금은 이해적이고, 조금은 타산적이며 경쟁심도 있겠고, 부와 명예도 보일 것이다. 하지만 우린 아니다. 이런 건 필요치 않다. 좋은 옷도, 지갑속에 지폐와 명함도 필요없다. 몇년 입다 버리게 된 허름한 바지, 뒷 장롱속에 먼지 쌓인 배낭과 등산화, 이젠 먹어보기도 힘든 찬 도시락속의 밥과 반찬. 이런 것들을 준비해가며 아마도 옛 추억에 잠겨보기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산에 오르면 술을 한잔 걸쳐도 기분 좋을 것이고, 그 산에 오르면 배가 고파도 참을 수 있을 것이고, 그 산에 오르면 모든 걱정, 근심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산’이 좋아 아니, 자연이 좋아 그곳에 오르게 되었나 보다.

재학생들을 보고 느낀 것이 있다. 재미있고 흥미로운 써클도 많았을텐데 왜 하필 산악부에 들어와 힘든 일을 도맡아 하는 것인지! 고생스럽기도 하고, 예쁜 여학생도 없고, 무엇보다도 선배님들 대하기가 어느 써클보다 어려울 것 같은데...... 그들은 벌써 10년후를 보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훗날을 위한 탁월한 선택(?)임을 미리 알았나 보다. 물론 산이 좋아 왔지만 산이 맺어준 인연 또한 중요하기 때문이다. 행복한 사람들이다. 산악인 가족이 된 내게도 기회는 온 것이고, 나 역시 이런 만남에 대해 감사한다. 아직까지는 나에게 그런 공감은 없지만 머지않아 산을 사랑하게 될 것이고 그 산은 내게도 아름다움을 보여주며 부르리라 믿는다.

지금 내게 주어진 최선은 한달에 한번이나마 따뜻한 도시락을 싸주고 조용히 배려해주는 마음이 아닌가 싶다. 앞으로도 산악회의 발전이 계속 이어지길 바라며 선배님, 후배님께도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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