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5. 회원 가족이 보는 동악

II. 전생의 억겁을 통해 맺어진 인연
신선우

10년전 어느날, 아름아빠(안병준씨)가 인천으로 식구들을 데리고 놀러 왔었다. 서희네(서동환씨), 연식이네(양명수씨)가족도 함께 모여 놀았다. 그때 송도 동춘마을에서 그 유명한 꽃게찜을 먹었는데, 커다란 은쟁반에 먹음직스럽게 토막 친 꽃게를 체면(?)차리느라 제대로 먹질 못했었다. 서먹서먹한 우리를 보고 안병준씨왈 “형수, 계(契)해, 계. 친목계(親睦契) 말야. 형수가 오야하고. 여자들끼리 잘 뭉쳐야 남자들이 편하지. 우리집으로 오라고 해 놓을테니까 뭉쳐봐요?”

그 말이 적중했다. 그 달로 모이기 시작해서 10년을 거의 만났다. 처음엔 집으로 돌아가면서 만났고, 이제는 좋은 영화있으면 조조할인프로 보고, 외식(점심)도 하고 그런다.

그동안 놀러도 참 많이 다녔다. 달력에 빨간글씨 있는 날이면 무조건 떠났다. 밤 10시도 좋고, 새벽 4시도 상관이 없다. “갈래?” 전화 한 통화면 6~7가족 모이는 건 보통이다. 지나고 보니 그때 그 시절이 참 좋았다.

이렇게 1년에 서너번은 숙식을 함께하니 서로의 장·단점을 모두 알고, 동반자란 느낌이 절로 생겼다. 여기에 여자들의 알게 모르게 내조한 힘이 매우 컸음을 알아 줬으면 좋겠다. 이제는 남자들을 능가하는 친선도모로써 짝짝궁이 잘 맞는다. 남자들은 만나면 누구 한사람 꼭지가 돌때까지 마셔대는 통에 우리가 근황을 전해 주겠다며 남자모임을 훼방 놓기까지 한다. 자주 모이니까 편해지고, 편한 모임으로 만나니 애정도 절로 생겼다. 이젠 끊을래야 끊을 수도 없어 무덤속으로 들어 갈때나 헤어질 거라고 웃으며 애기한다.

영근이가 시험(수능고사)보기 전날엔 정호(이동훈씨 아들)가 전화를 했다. 형 시험 잘 보라고 챙긴다. 아빠들이 그랬듯이 아이들 역시 끈끈한 정이 있다. 보고, 듣고, 배운것이 다 인간적인 것이니까.

인연이란 만남 중에도 우연한 만남이 아니고 필연적인 만남이다. 동악인의 만남을 보면 전생의 억겁을 통해 맺어진 인연임에 틀림없다. 가장 자연스럽고, 인간적인 모습으로 똘똘 뭉친 한 덩어리가 된 하나를 여기 이 모임에서는 볼 수가 있다. 참으로 좋은 사람을 만난 것에 대해 내 남편 김태현에게 감사한다,

뒤늦게나마 이글을 통해 감사할 일이 또 있다. 큰일 치루고서야 사람 된다고, 작년 이맘때 시어머님 초상을 치루면서 선·후배들이 보여주었던 일체감은 평생을 두고 잊지 못할 것이다. 특히, 양명수씨는 직접 초밥을 싸서 매일 출근하다시피 했었다. 피를 나눈 형제는 아니지만 우린 그 이상임을 모두 인정하고 산다. 나역시 동악인의 한 사람으로서 함께 나눌수 있는 따뜻한 동반자로써 최선을 다하리라 다짐하건만 월례산행조차 참석을 못하고 있다.

그리고 또 후배들에게도 선배들에게 받은 만큼의 사랑을 못 주는 게 내 탓인것만 같아, 그점도 반성해야겠다. 동악의 발전을 위해 내가 할 일이 무엇인가? 무엇을 해야 좋아 할 것인가? 모두 생각해 보자. 끝으로 내가 존경하는 분의 좌우명을 소개하는 것으로 이 글을 마쳐야겠다. 첫째, 누가해도 해야 할 일이면, 내가 하자. 둘째, 언제해도 해야 할 일이면, 지금하자. 셋째, 내가 지금 할 일이면, 더욱 잘 하자.” 마음에 들면 자신의 좌우명으로 삼아도 무방하며, 학생들은 책상앞에 붙여놓고 마음을 다잡으면 손해 볼 일은 없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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