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1-좌담회

새롭게 출발하는 동악

편집위원회

....<<동국산악>> 제8호 편집위원회(위원장 : 신병래)는 동국산악회 창립 40주년을 맞아 더욱 발전하는 새로운 40년의 비젼을 제시하기 위한 좌담회를 기획하여, 지난 9월 정기 산행이 끝난 후 우이동 골짜기에 있는 대한상회에서 선후배회원 29명이 자리를 같이하였다.

1. 일시 : 1997년 9월 21일 16:00
2. 장소 : 대한상회(우이동)
3. 참석자 : 정진영, 김종섭, 강정수, 황현주, 이중웅, 이영균, 권영익, 김태현, 김광진, 박헌수, 유태원, 이동훈, 서동환, 안호근, 이광윤, 신병래, 최성침, 호경필, 이한직, 윤태영, 김정훈, 윤길중, 김환민, 이장원, 방득기, 전호성, 성인혜, 박재수.
4. 사회 : 최성침
5. 기록 : 호경필

사 회 자 : 내년 1998년은 산악회 창립 4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입니다. 그동안 우리 산악회는 정통 산악회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하면서 지금까지 한국 산악계를 리드해 왔다고 자부합니다.
또한 정통 알피니즘의 정신을 기초로 많은 성과도 이뤄냈습니다. 일본 북알프스, 토왕폭, 마나슬루, 에베레스트 등 국내 산악계에 큰 영향을 끼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상업등반의 활성화와 대중화, 수많은 전문 클라이밍 집단, 레저화 되어 가는 산악운동 등 알피니즘 정신을 희박하게 만드는 현상들이 그 힘을 더해 가고 있습니다. 바로 이런 위기의 순간에 우리 산악회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새로운 방향 설정과 정체성의 확보, 비전 제시 등이 시급한 실정입니다. 지난날의 정통성 위에서 계속 발전해 나갈 우리 산악회의 미래를 모색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문제 설정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정진영선배부터 말씀해 주시지요.

정 진 영 : 사실 지난 40년에 대한 회상을 하면, 초창기에는 재학생처럼 클라이밍도 많이 했고 정통적인 산행을 꾸준히 해 왔다고 자부합니다. 그러나 Rock Climbing이나 Ice Climbing 등 이제 OB 회원들도 재교육이 필요한 시대가 온 것 같습니다. 각종 매듭법이나 새로운 장비사용법, 신기술, 선진기법 등 OB의 재교육이 이루어져야만 늘 선봉에서는 동국산악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동국산악회 출신이라면 자존심을 가지고 존경받는 산악인이 되도록 무엇인가 다른 노력을 해야 되지 않을까요?

이 중 웅 : 40년이 되는 산악회나 산악부의 개념 정리부터 먼저 해야 될 것 같습니다.

김 광 진 : 오늘 제가 제일 기분 좋았던 것은 김영근형님의 동참이었습니다. 오르막길에서 땀 안 흘린 적이 처음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 많은 참여 바랍니다. 제가 보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山友의 情" 인 것 같습니다.
"신의"와 산에서의 겸허한 자세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산악회의 일이 제일 먼저 자기 일이라는 사명의식이 있으면 더 많은 발전이 있으리라 믿습니다.

사 회 자 : 산악회에 대한 애착에 대해 말씀하셨습니다.

정 진 영 : 산우는 곧 형제입니다. 선후배 간의 정을 더욱더 북돋우고 또한 서로 격을 지킵시다. 사회에서는 10년 차이의 사람들도 벗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산악회에서는 1년 선후배라도 예의를 갖추는 생활이 필요합니다.

사 회 자 : 제가 문제 제기를 하겠습니다. 산악회와 산악부 간의 연계와 활성화 문제입니다.
4~5년 전만해도 산악회와 산악부가 같이 산행을 했는데(암벽등반을 포함해서) 근래에는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활성화를 위한 좋은 방안들을 말씀해 주십시오.

정 진 영 : 매월 OB와 재학생이 같이 하는 산행은 바람직하지 못하고, 횟수는 적지만 이제 OB들도 정기적인 합동등반(암벽 및 빙벽등반)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유 태 원 : 합동등반을 하기에는 OB들의 장비가 부족합니다. 먼저 재학생의 장비조달 능력이 모자라므로 산악회에서 장비를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고 그 후에 합동등반이 가능하리라 생각됩니다.

이 영 균 : 재학생들과 함께 클라이밍을 자주 할 수는 없지요. 재학부원은 나름대로의 계획대로 산행을 해야 하니까요. 우선 월례산행 등에 많이 참석해야 합니다. 그러다 보면 후배를 도와줄 수 있는 방법도 자연스럽게 나올 것입니다. 재학생 장비지원 문제는 산악회의 재학생 분과위원회에서 연구하여 보고하기 바랍니다.

김 영 근 : 좌담회에서는 어떤 사안의 건의보다는 서로간의 의견을 많이 교환하는 것이 좋을 것 같군요.

이 중 웅 : 월 1회 월례산행이 있는데 산악회의 서열이 있고 산악부에도 서열이 있습니다. 이것을 직접 연결시키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합니다. 월례산행을 재학생들이 어떻게 수용할 것인가가 문제입니다.

강 정 수 : OB와 재학생간의 합동등반은 곤란합니다. OB들은 각자 해결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김 태 현 : 저도 가끔 부실에 가서 후배들과 어울려 보는데 지금의 시스템이 가장 유효적절 합니다. 저희도 이제 40대 후반인데, 사실 졸업 후 5~10년 동안은 산악회 행사에 불참한 적이 더 많았었습니다.
그래서 가장 적절한 게 졸업 후 5~10년 된 선배들이 산악부를 책임지고 도와주는 것입니다. 그러다가 무리가 생기면 산악회 지원을 요청하는 장치가 필요합니다.
또한 5~10년차 졸업 선배들을 월례산행에 적극 참여시키도록 하는노력이 산악회에서는 필요합니다. 더불어 산악회의 이사회에 재학생 대표를 참석 시켰으면 합니다.

사 회 자 : 요약하면 최근에 졸업한 선배들이 더욱 분발하고 많은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한다는 내용입니다. 비슷한 세대끼리 해결하여 거리감을 없애면 될 것 같은데, 재학생 부장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방 득 기 : 지금까지 산악회의 여러 행사들을 통해 선배들과 술자리를 많이 했었습니다. 그런데 술자리에서의 옛날 이야기도 즐겁고 소중합니다만 함께 산행을 하면서 얘기도 듣고 호흡도 맞추고 하는 것이 더욱 의미있고 좋았습니다.
일반 술자리에서의 만남이나 산에서의 만남에는 서로 많은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재학생 산행시 한 분이라도 대환영입니다.
꼭 동참해 주셔서 좋은 얘기 해 주시기를 기다리겠습니다.

강 정 수 : YB가 OB들에게 연락을 부지런히 해서 초청하면 될 것 같군요.

정 진 영 : 사실 저는 참석하고는 싶은데 재학생들이 부담을 갖지는 않을까 걱정했습니다. 아무래도 같이 있으면 담배도 마음대로 피우지 못할 것 같고. 그런데 재학생 부장말을 듣고 보니 마음이 흐뭇해집니다.

사 회 자 : 김광진 부회장께서 제안한 문제입니다만, 고교 산악부와의 연계로 동악의 이미지를 심어주고 후에 산악부원으로 특채하는 식의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것 같습니다.
다음은 해외원정등반의 문제점과 개선 방안에 대해 토의해 보겠습니다.
최근들어 잦은 해외원정등반으로 회원을 잃기도 했고 체계적인 등반 추진의 부족, 히말라야 14 거봉 등정레이스 경쟁의 심화와 이로인해 파생되는 부작용과 고질적인 관행 등 여러 문제점이 산적해 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윤 태 영 : 저는 해외등반을 두 번(랑탕리, 코뮤니즘) 다녀왔습니다. 스피디한 등반 추진도 좋지만 산악회의 일정한 원칙과 절차를 밟으면서 체계적으로 차근차근 진행시키는 것이 좋을 듯싶습니다. 합리적인 원칙이 강구돼야 합니다.

사 회 자 : 등반의 필요성은 동의하지만 진행 방법상 체계를 갖추자는 의견입니다.

유 태 원 : 해외등반에 문제가 많습니다. 우리산악회도 이제는 8,000m 거봉만 추구할 것이 아니라 이제는 5~6,000m급 이라도 난이도 있는 벽등반 또는 오지등반으로 초등정을 모색하는 것도 바람직 하다고 생각합니다.
즉 해외등반 대상지를 다양화시켜야 겠습니다.

김 태 현 : 방금 유회원이 한 얘기를 어느 외국인도 우리한테 했었는데, 왜 굳이 히말라야 거봉을 가야하는지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김 광 진 : 그 뜻을 양립시키는 것이 현명할 것입니다. 첫째는 히말라야에 대한 꿈의 현실화 입니다. 재학생은 나름대로 꿈이 있습니다. 그 과정과 등반 대상이 졸업생들과 같을 수가 없습니다.
둘째는 친목을 위한 낮은 산의 산행입니다. 불혹의 나이는 뭔가를 이룰 때입니다. 이 무엇을 이루기 위해서는 재정이 뒷받침 되어야 하고, 종신회원 가입에 의한 기금조성에 주마가편(走馬加鞭) 이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현재 기금은 2천만 원, 올해는 3천만 원 확보를 통한 운영의 묘를 살릴 필요가 있습니다.

이 영 균 : 해외등반에 따른 문제를 살펴보니 문제가 상당히 커졌군요. 다시 처음 개념으로 돌아가보면 히말라야 등반준비는 괜찮습니다. 「시주는 하지 못할 망정 쪽박은 깨지말라」는 옛말이 있습니다. 추진위원회를 결성하면 꼭 계획이 무산됩니다.
해외등반을 추진하면서 발생되는 제반 문제를 알 수 있고, 가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도와줘야 합니다. 재정이 있어야 된다는 김부회장의 얘기가 옳습니다. 지난일은 접어두고 목표를 새로 세웁시다. 자만심을 털어 버리고 장기적인 마스터 플랜을 서서히 추진합시다.
예를 들면 20년간의 노력끝에 5대륙 최고봉 등정을 달성한 대학 산악회도 있습니다. 우리도 이같이 어떤 「목적의식」을 갖고 이에 따른 부수적 의무를 실천해야 합니다.

사 회 자 : 해외등반의 일반적 관행과 목표의식 그리고 원칙에 대한 정리가 된 것 같습니다.
그러나 추진위원회가 결성되고도 등반이 무산되었다면, 그 계획 자체가 현실성과 명분이 부족하고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준비와 진행이 결여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조건 해외등반은 보내고 보자는 생각은 위험한 발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김 태 현 : 한가지 덧붙이겠습니다. 해외등반 사고가 몇 번 있었는데 자세한 사후보고와 검토가 부족했었던 것 같습니다. 해외등반이 어떤 측면에선 우리가 그동안 배워 왔던 진정한 산행, 알피니즘과는 거리가 먼 특정인의 명예를 위한 일각도 노출된 점이 있습니다.
해외등반 사고시 엄격한 조사와 정확한 사후분석을 통해 문제점을 고쳐 나가야 될것 같습니다. 해외등반 사고에 대한 재검토의 필요성을 제기합니다.

강 정 수 : 산에서의 개인의 죽음은 자신이 책임져야 합니다. 모든 회원이 책임의식을 갖고 생활하는 게 필요합니다. 그래서 지금 기금도 충당하는 것 아닙니까?

신 병 래 : 해외등반을 떠날 때마다 도와줘야 할지의 여부로 갈등이 심합니다. 산악회의 입장이 불분명하니까 더욱 어렵습니다.
산악회는 대학출신의 단체이니까 장기적인 안목으로 해외등반을 계획하는 것이 좋을것 같습니다.

황 현 주 : 제가 본 해결방법의 첫째는 참여의식입니다. 후배 지원과 기금 조성의 근본바탕은 회원들의 많은 참여의식이고 이의 활성화가 관건입니다. 산악회에 중간 계층이 너무 없습니다.
둘째는, 40년이면 불혹인데 뒤돌아보면 솔직이 한심해요. 그동안의 자료를 통해 산악회 역사를 정리했으면 합니다.
그런데 산악회에 자료가 없어요. 개인소장 자료는 반납해야 합니다. 자료의 사유물화를 방지해야겠습니다.

사 회 자 : 논지가 광범위한 문제로 확대되었습니다. 해외등반문제는 거의 다 토론이 된 것 같습니다. 이번엔 대학산악부 내의 여성회원 문제로 넘어가겠습니다.

성 인 혜 : 산악회에서 여성회원 문제로 찬반 의견이 분분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여성 산악부를 만들어 주겠다는 등 의견도 다양한데 신분 보장을 확실히 해주십시오.열심히 하겠습니다.

정 진 영 : 원칙은 동국 대학생이면 누구나 산악부원이 될 권한이 있습니다.

사 회 자 : 원칙에 이의가 없다면 다른 문제로 넘어가겠습니다. 다음은 경주 캠퍼스 산악부와의 유대관계 재정립입니다. 그동안 경주와의 관계가 불분명하고 애매모호한 사안이 많았었습니다. 새로운 기조를 구축하여 더욱 발전시켜야 될것 같습니다.

정 진 영 : 말로만 떠들어서는 안됩니다. 우리는 하나입니다. 절대 나누어서 생각할 수 없어요. 우리 서울 회원들과 동격으로 대우해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더이상 거론할 것 없습니다.

이 영 균 : 산악회는 몰라도 산악부 간에는 몇년째같이 장기산행을 하는 등 교류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경주 캠퍼스에도 OB 산악회가 조직되어 있어요. 그들만의 독자적인 조직과 활동, 의견도 무시 할 수 없습니다. 우리 산악회 행사시 참여를 적극 권유하고 공문도 발송하여 자연스럽게 한식구임을 인식시켜 줘야 합니다.

사 회 자 : 이 안건은 점진적으로 풀어 나가기로 하고 산악회 기금 확충 방안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요.

김 태 현 : 산악회 기금건은 원래 취지가 있었습니다. 몇년 전 암벽등반중 타계한 故 박경원의 부친께서 주신 금일봉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를 논의하다가 그전부터 얘기가 있었던 장학기금 마련이 본격적으로 시작 되었으나 봄 시즌과 가을 시즌에 북한산에서 합동 암벽훈련을 하는등 교류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지금은 그 취지에서 많이 벗어난 것 같습니다.

이 영 균 : 산악회 기금의 1차 용도는 장학금입니다. 먼저 기금이 얼마 모였을 때 어떤 효과가 있는가를 연구하고 또한 장학금 수혜자 선발 요령 등도 제시되어야겠습니다.

김 광 진 : 먼저 기금 목표액 산정이 중요합니다. 기금 조성은 각 기수별로 할당하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재학생들도 미래 지향적이고 진취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덧붙이자면, 동대부고 연계문제에 대한 산악회의 입장표명과 지원이 있었으면 합니다.

정 진 영 : 나의 숙원은 장학금 수혜자 선발시 고교산악부 출신을 우선 했으면 합니다.

사 회 자 : 긴 시간 산악회와 산악부에 대한 애정어린 관심과 의견, 대단히 감사합니다.
이 자리에서 나온 현안들이 곧 우리의 현재 모습입니다. 잘 되는 것은 더욱 발전시키고 잘 안 되는 것은 각자 반성해서 새로운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야 될 것 같습니다.
새롭게 출발하는 동악을 위하여 「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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