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단

Ⅵ. 인수봉
정광진

어찌 어찌 사노라니

가끔은 자네가 보고 싶다.

늘

오르던 바위 틈

저 소나무에는 오늘도

이름 없는 손때만 묻혀나겠지.

빗줄기가

등짐 어깨끈 위로

하얗게 피어오르던 그 빗줄기가

땀이 촉촉히 배인 능선 머리맡에

이젠

꿈밭이 되어

포근히 솟아올랐다.

엄벙 덤벙 사노라니

가끔은 자네가 알고 싶다.

풀꽃이

나를 따라 숨을 고르던

바람턱에 지금은

누군가의 휘파람만 겹쳐나겠지.

호르르 호르르 구름따라

걷노라니

어떻게 왔는지

어디로 가는지 도무지 모를

갈림길에서

함박웃음으로 다가오는 인수봉아!

사랑이란

서로 나란히 발을 맞추는 것,

그게 돌길이라도 좋다.

진실이란

그저 말없이 건네지는 것,

그게 외딴 길이라도 좋다.

못다한

우리의 산행을 위하여

아주 가끔은

자네를 기다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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