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도 제3회 정기산행 보고서

날짜 : 4월 7일(토)~8일(일)

대장 : 이누리(08)

대원 : 김민성(경주05) 권우석(11) 김현석(12) / 김정동(07) - 야영 후 하산

대상지 : 북한산 인수봉 취나드B

날씨 : 맑고 바람 약간

 개강한지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4월이 되었습니다. 다음 산행 때는 알록달록 꽃들이 만발한 산의 경치를 볼 수 있기를 기대하며 이번 산행 보고서를 시작하겠습니다.

 4월 7일 토요일 저녁 6시 부실에 집합하여 패킹을 하고, 장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7시 53분 힘차게 구호를 외치고 부실을 떠났습니다. 지하철을 타고 수유역에서 내려 짬뽕집에서 저녁식사를 하여 허기진 배를 채웠습니다. 그리고 나서 버스에 올라 북한산 입구로 향하였습니다.

 아스팔트길을 따라 쭉 올라가면서 산 노래 ‘자일의 정’을 배웠습니다. 묵직한 어택을 메고 오르는 것도 힘든데, 선배님들께서 노래를 오르는 길에 꼭 외우게끔 하셔서 곤혹을 치렀습니다. 힘들다는 핑계로 정신력을 잃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저녁 11시 25분 북한산 야영지에 도착하였습니다. 텐트를 치고 물건들을 정리한 뒤 식사준비를 하였습니다. 그런데 식사준비가 너무나 미흡하여 선배님들께 꾸중을 들었습니다. 산행에서는 식사가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고, 선배님들이 제가 한 밥을 드시고 기뻐하신다면 그 얼마나 한 즐거움이냐는 것을 깨닫게 해주셨습니다. 계란프라이도 하지 못 한다며 요리하는 것을 뒤로 뺄 게 아니라, 산행 전부터 집에서 미리 연습하여 다음 산행 때는 모두가 만족할 만한 식사를 대접하겠습니다!

김민성 선배님께서 야영지에 오기 전 사오신 족발까지 먹으며 술잔을 비워갔고, 김민성 선배님과 김정동 선배님은 비박까지 하시며 맥주 한 잔을 더 하셨고 나머지는 다음날을 위해 잠에 들었습니다.

새벽 5시 30분 예정된 시간에 알람이 울렸고 저는 벌떡 일어났습니다. 하지만 전날 마신 술 때문에 머리가 띵하여 잠깐 누웠는데 그대로 잠에 들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아침 7시 45분에 이누리 대장님의 평소 듣던 알람소리에 깼습니다. 늦잠을 잔 것도 문제였지만, 늦잠을 잤더라도 식사준비와 등반준비를 신속하게 한다면 오히려 늦잠을 자지 않은 것보다 빠르게 출발할 수 있다는 김민성 선배님의 말씀을 되뇌어봅니다.

밥과 국을 지어 먹은 뒤 암벽등반을 위해 출발하였습니다. 북한산 인수봉에 가기 위해서는 11구역에서 어프로치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십 분쯤 지났을까 드디어 목적지에 다다랐습니다. 늦잠을 잔 터라 이미 사람들이 많은 중에 와서 조금 불편함을 느꼈습니다.

이번 북한산 인수봉 등반 코스는 취나드B였습니다. 지난번 산행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웅장한 바위 앞에서 저는 몸이 움츠려졌습니다. 그렇지만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앞장 서서 바위에 오르시는 선배님들을 보면서 저는 한 피치 한 피치 과감하게 올랐습니다. 첫 번째 피치는 평평한 슬랩으로 다리를 쫙 펴고, 바위에 몸을 너무 붙지 않게끔 하여 미끄러지지 않게 하는 것이 관건이었습니다. 그런데 두 번째 피치에서 난관이 나왔습니다. 선등자이셨던 우석 선배님조차 한 번 추락하셨을 정도로 쉽지 않은 구간이었습니다. 두 번째 피치 중에서도 민성 선배님께서 죽기 살기로 올라야 한다는 부분이 있었는데, 솔직한 말씀으로 저는 그 때 ‘포기’라는 단어를 떠올렸습니다. 팔과 다리가 후들후들 떨렸습니다. 선배님들께서 도저히 안되겠다 밑에서 기다려라 라고 말씀해주시기만을 바라며 올라가기를 망설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다행히도 그 때 저를 빌레이 봐주셨던 누리 대장님께서 텐션을 주셔서 탄력을 얻어 오를 수 있었습니다. 근력운동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게 해준 대목이었습니다. 다음으로 세 번째 피치에는 트레버스가 있었습니다. 발을 디딜 수 있게 가로로 나있는 돌이 정말 신기했습니다. 세 번째 피치는 홀더가 좋게 되어있어서 큰 무리는 없었습니다. 세 번째까지 모두가 올라왔을 때 시간이 너무 늦어져서 인수봉 정상까지는 가지 못하였지만, 다음을 기약하며 하강을 하였습니다.

행동식을 먹은 후 베이스캠프로 돌아가 패킹을 하였고 하산하였습니다. 저녁 7시 버스에 탑승하였고 8시 10분 부실에 도착하였습니다. 시원한 맥주를 마시면서 이번 산행의 반성과 앞으로 할 일 등을 이야기하였고 이로써 이번 산행도 하나의 추억으로 남겨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