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첫 주일-간밤에 시속 50마일의 강풍이 밤새 지붕을 날려 버릴듯이 요란했던 이른 봄날 아침 행장을 차리고 나섰읍니다. 하지만 아직 찬기운이 완연히 가시지는 않은지라 일부러 바람막이를 해 줄 대피소가 가까운 해리만주립공원의 실버마인호수를 찾았습니다. 여전히 바람은 세찼지만 일행은 간 밤에 쌓인 눈을 밟으면서 지난해 3월 첫주일 눈 내리는 가운데 올랐던 스탁브릿지산 능선 가까이의 대피소에 다달아 빽팩을 풀었습니다.
작년에는 트레일 초입에서 강대장이 비싼(?) 안경을 눈위에 벗어 놓고 행장을 추스리는 사이, 잃어 버렸던 것을 눈밭에서 찾아 내지를 못해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가, 하산길에 황집사가 다행히도 발견해 내어서 환성을 터뜨렸던 에피소드가 있었던 현장이었는데, 이번 산행에는 두사람이 각각의 개인사로 동행하지 못했습니다. 그때에 강대장이 약속했던 저녁 한턱이 미루고 미루어 지다가 얼마전 산행에서 닭죽으로 대체 되었던 해프닝도 있었고..
하산해서 파킹장에 돌아 온즉 아직도 해가 중천인데 날씨도 햇볕이 짱짱해 지는지라, 몇대원은 호수를 반바퀴 돌아서 이곳을 지나는 애팔래치안 트레일상에 있는 또 다른 대피소(William Brien Memorial Shelter)에 올랐습니다. 대피소 처마 끝에 고드름이 주렁주렁 매달린 것이 인상적이었는데, 뉴욕과 뉴저지주의 애팔래치안 트레일 전구간을 종주했던 이덕찬회원의 얘기로는 이 대피소에 옛날 우리가 시골 초가집에서 살고 있던것 처럼 큰 구렁이가 살고 있다는 것이었읍니다.
이번 산행에도 고 박웅렬회원의 3형제들(명렬씨는 부부)과 박문성(경영73) 동문부부 그리고 새로 서수경집사의 여고선배이신 필그림교회의 조영희권사님이 함께 함으로 해서 12명의 대원이 참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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