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젖줄기 허드슨강의 발원지인 이곳에 올라와서 정수기를 써야 한다는게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주립공원당국의 가이드라인이 그렇기도 하려니와 만약에 밤중에 비라도 쏟아져서 계곡물이 흙탕물로 변할 경우를 생각해서 마련해 온걸 써먹었습니다. 그런데 그보다도 더 큰 걱정은 흑곰의 밀집지역인 이 첩첩산중에서 밤사이에 식량을 보존하는 대책이 더 중요합니다. 낮에 산길에서 만났던 레인저(여)가 우리팀이 어디에서 야영할것인지와 Bear Canister (곰이 열지 못하게 고안된 플라스틱식량보관함) 소지여부를 꼼꼼이 확인했던 것입니다.
식사후 남은 식량을 두개의 곰통에 담아보니 잉여분이 더 많아 나뭇사이에 로프를 걸쳐 중간에 매달았습니다. 하지만 높이 올릴수가 없어서 키가 큰 곰이 나타나면 모두 탈취 당할지 몰라 전전긍긍하던차에 이덕찬회원이 묘수를 내었습니다. 서수경집사가 가져 온 아들이 미군에서 사용하던 Light Stick(12시간용)과 함께 헤드램프의 깜빡이 기능을 살려서 함께 식량 앞 나무에 설치해 놓은것입니다. 그렇지만 내일 아침식량인 누룽지만은 무슨 일이 있어도 확보해야겠다는 생각에서 베개삼아 베고 잤습니다.
새벽에 빗소리를 들으며 잠을 깨었습니다. 밤사이 궁금했던 식량보관상태부터 살피러 10미터 떨어진 숲속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 일입니까? 곰통과 매달았던 식량이 모두 안전했던 겁니다. 곰이 다녀간 흔적이 안보입니다. 우리의 깜빡이 작전이 주효했던지, 혹 얘네들이 한민족의 뿌리를 알고나 있었던게 아니었는지 도무지 모를 일입니다. 우리의 작전이 먹혔던거면 이 일이야말로 싸이트에 올려서 후에 산행하는 이들이나 공원당국에 알려서 장려하게 할 일입니다. 확실한건 아직 더 두고 봐야겠지요.
정수기의 물을 받아서 새벽에 누룽지탕을 끓여 먹고 곧장 정상을 향해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무거운 장비들은 그냥 놔두고 점심식량과 간식과 음료수만 지녔기에 훨씬 가벼운 행장으로 행동할수 있었습니다. 다행히도 그사이 가랑비는 소강상태여서 큰 장애가 되지 않았습니다. 가파른 숲길사이를 2시간가량 올라서 이윽고 허드슨강물의 근원인 Lake Tear of the Clouds(구름들의 눈물)란 이름의 아담한 호수에 이르렀습니다. 이곳에서부터는 눈도 있고 얼음도 군데군데 나타나는데 이윽고 나뭇숲 사이로 마아씨산 봉우리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7) 흑곰에 대한 경고문 8) Feldspar 캠핑장 9) 허드슨강 근원지부근 눈길-마아씨가 보이기 시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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