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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9월 경기도 파주 감악산(675m) 월례산행 후기
지난 17일 월례산행일은 충청북도 중원군에 있는 우리 집안에 선산을 벌초하는 날이었습니다. 집안에서 1명씩 대표선수를 착출하여 선산에 보내면 대표로 착출된 인원들이 모여 선산과 근처에 모여있는 묘들을 벌초하고 점심식사를 하고 돌아오는 방식입니다.
우리집안에서는 형과 큰집 사촌동생이 선수로 선발되었기에 나는 살짝 빠져나와 월례산행을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의정부에서 월례산행 장소인 감악산 법륜사까지 가는 버스가 있기에 도봉, 의정부 지역 회원인 한직이형과 약속하여 집합장소인 합정역까지 갈 필요없이 의정부북부역에서 버스를 타고 가기로 했습니다. 의정부북부역 맞은편 정거장에서 출발하는 버스는 약 15분 간격으로 있는 것 같습니다.
한직이형과 9시경에 버스에 올라타서 이얘기 저얘기 하다보니 법륜사입구 설마교에 도착한 시간이 9시50분 정도되었습니다. 입구 가게에 앉아 한직이형이 병래형에게 오늘 못간다고 뻥을 쳐놓고 슬슬 법륜사까지 걸어 올라갔습니다.
법륜사에서 이것저것 구경을하고 10시20분즈음 되어서 한무리의 등산객들이 저 아래 도로에서 올라오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체육대회때 기념품으로 나눠준 카키색 모자도 보이고 등산복도 보이는 것이 우리팀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회장님도 정상이 아닌 몸으로 참석하시고 백채완선배님도 대전에서 KTX 타고 먼길 올아오시고, 윤길중회원의 처는 임신 8개월(결혼 축의금 낸지가 8개월 안된 것 같은데...)의 몸으로 산행을 참석하였습니다. 오랜만에 참석한 월례산행이기에 회원분들과 반갑게 인사를 하고 대열에 합류를 했습니다.
등산코스는 설마교(10:10)-> 운계폭포-> 법륜사(10:20)-> 숯가마터-> 묵밭-> 까치봉-> 정상(12:15)-> 얼음재골(12:35 점심식사)->임꺽정봉-> 얼음재골(하산 14:00)-> 법륜사-> 설마교(15:30)로 다시 내려오는 코스로 정하고 올라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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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로에는 잣나무가 많아 어쩌다 떨어져 있는 잣방울(?)을 줏어서 잣을 터니 꽤많은 잣알갱이가 나오더군요. 끈적한 진이 묻어있는 잣 한알을 깨어무니 진한 향내와 함께 고소한 맛이 납니다.
잣알을 몇개 깨어물고 10여분 올라가니 옛날에 그릇을 구웠다는 안내판이 있는 숯가마터에 다달았습니다. 주변 두어군데에 숯더미가 흙속에 묻혀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그런데 주변에는 바위들 뿐 이지 사기그릇을 구워낼 흙을 조달할만한 곳도 보이지 않을 뿐더러 왜 이곳까지 올라와서 그릇을 구웠는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형님들은 "이곳에서 '야매'로 몰래 구워서 내다 판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곤 했습니다.(글을 쓰면서 인터넷을 뒤져보니 설명문처럼 그릇을 구워낸 것은 아니것 같고 마을 주민들이 숯을 구워 숯을 내다 판것 같았습니다.)
숯가마터 쉼터에 있는 S자형 의자에 이리도 누워보고 저리도 누워보며 잠시 쉬었다가 10여분을 더 올라가니 묵밭 삼거리라는 곳이 나왔고 이곳에서 10분쯤 더 올라가니 갈림길이 나오는데 왼쪽은 까치봉으로 올라가는 길이고 오른쪽은 임꺽정봉을 지나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입니다.
이곳에서 까치봉 방향으로 경사면과 몇개의 암릉을 헐떡거리며 올라가니 발아래로 굽이져 흐르는 작은 강과 강너머로 마을(파주시내?) 들이 보였습니다. 멀리는 개성 송악산도 보인다는데 어디가 어딘지 자세히 알 수가 없었습니다.
시원한 바람에 땀을 식히며 경치 구경과 사진을 찍고 다시 오른쪽으로 큰 안테나들이 보이는 정상을 향하여 올라갔습니다. 정상으로 가는 길을 윤길중회원의 처가 힘든 몸으로 오르는 것을 보며 다소 걱정이 되었지만 부부가 명랑하게 오르는 모습이 둘이 잘 살것 같습니다.
12:15분쯤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정상에는 송신탑과 군 초소가 있고 넓은 헬기장에는 어디서 이 많은 사람들이 왔는지 이곳저곳이 바글바글 거렸습니다.
정상에서 임꺽정봉 방향으로 멀리 동두천시가 발아래 보이고, 그 오른쪽으로는 칠보산, 또 그 오른쪽으로는 불곡산 뒤로 수락산이였다고 합니다.(당시에는 어느게 어는 산이지 당최 알수가 없었습니다.) 저 멀리로는 도봉산, 북한산 백운대와 인수봉이 조그만하게 보였습니다.(도봉산, 북한산은 확실히 알아 보겠더라구요.)
정상에서 점심자리를 펼까 하다가 바람이 불어 먼지도 날리고 사람도 북적 되고해서 좀더 가보기로 하고 단체사진 한방 찍고 임꺽정봉으로 출발을 했습니다. 임꺽정봉으로 내려가는 길엔 정상으로 오는 사람들이 많이들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한 20분 정도를 더 가서 임꺽정봉 바로 아래 안부에서 자리를 깔고 점심을 먹기로 하였습니다.
노땅파와 소장파 둘로 나뉘어 각자 싸온 점심을 내놓고 이장원 총무가 무겁게 지고온 소주를 반주로 맛있는 점심을 먹었습니다. 소주를 많이들 먹지 않으니 점심시간도 짧아져서 도시락 다 먹고나서 주섬주섬 도시락 챙겨 배낭에 넣고 임꺽정봉까지 갔다 올 사람들은 임꺽정봉으로 출발을 하였습니다.
몇개의 암봉을 오르내리며 임꺽정봉에 도착했습니다. 암봉 뒤편으로는 깍아지는 절벽이고 앞으로는 올라오기 힘든 암릉이니 이곳에서 관군을 맞아 수비를 하면 그당시로는 당해낼 자가 없었을것 같았습니다. 또한 임꺽정봉을 내려서서 50여m를 내려서면 우물처럼 내려다보이는 임꺽정굴이 있는데 일명 설인귀굴(薛仁貴窟)이라고도 불렸답니다.
(이 굴은 고구려를 치러온 당나라 장수 설인귀가 이곳에 진을 쳤다는 얘기가 전해지는 곳으로 조선지리(朝鮮地理·1918년판)에는 봉암사를 소개하면서‘이 절이 바위로 이뤄진 굴속에 있는데 설인귀가 혈거(穴居)한 곳으로 전해진다’고 기록하고 있다. 굴 상단부 입구는 어른 몸통이 겨우 빠져나갈 수 있는 구멍이 나있고 발부터 집어넣게 되는 구멍에서 6~7m 깊이에 매어진 밧줄을 잡고 내려가면 3~4평 넓이 굴속이다. 남동쪽 해뜨는 방향으로 굴이 휑하니 뚫려 있다. 이 굴 안쪽으로 다섯 걸음을 들어가면 구덩이가 나오는데 깊이와 넓이를 추측할 수 없다고 한다.)
임꺽정굴에서 사진 한방 찍고 다시 점심먹던 장소로 이동하여 2:00쯤 하산을 시작하였습니다.
하산을 하며 임꺽정봉 방향을 보니 깍아지는 절벽들로 여기저기 옛날 볼트들이 박혀있는 것이 이곳에서도 산쟁이들이 바위를 한 모양 이었습니다.(그 절벽을 설귀암이라 부르는 모양입니다. 1997년 한길산악회 회원들이 5년 동안 개척하여 12m~23m짜리 12개 코스가 개척되어 있답니다.)
감악산은 6.25 때 치열한 격전지로서, 역사적으로 전쟁의 아픔이 서린 곳으로 80년대 초까지도 등반이 금지된 산이었답니다.
그래서 그런지 등산로 곳곳에 잘 정돈된 참호와 벙커가 여기저기 곳곳에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한 30여분 내려와 갈림길이 나오는 안부에서 곧장 법륜사로 가는 능선길과 오른쪽으로 숯가마터로 바로 떨어지는 갈림길에서 숯가마터로 바로 내려가기로 하고 하산을 계속하였습니다.
숯가마터에서 잠시 쉬면서 올라올때 마냥 S자 의자에 이리 누워보고 저리 누워보며 쉬었습니다. 의자에 누워 노곤한 것이 졸립기 시작할 때쯤 다시 하산을 시작하였습니다.
법륜사를 지나 입구 가게에 오후 3:30분쯤 도착하여 동훈이 형님이 계산 만하고 연수형님이 돈을 지불하신 시원한 맥주로 목을 축이고 4:00정도에 관광버스로 오신 회원들은 출발을 하고 저와 한직이형은 25번 버스를 탓습니다.
꾸벅꾸벅 졸면서 5:00정도에 의정부북부역에 도착하여 아구찜에 소주한잔 더 하고 도봉동으로 넘어와서 집사람 불러내 요즘 유행인 얼음 막걸리를 한 주전자 더 하고 헤어졌습니다.
다음 10월 산제때 다시 뵙도록 하겠습니다. <윤태영 記> |
